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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기

200917_일기_흠..

by 연산증폭기 2020. 9. 18.

1.

오늘은 뭔가 글을 남기고 싶은 욕구가 있는데, 뭐 어떤 말을 써야 할 지 모르겠다.

머리 속에 떠오르는 잡가지 생각들이 정리가 되지 않는다.

머리가 복잡한 것은 아닌데, 글의 주제가 될 하나의 생각, 주제를 핏셋으로 새치를 뽑듯이 하나 딱 뽑아내지를 못하겠다.

글쓰기 버튼을 누르고 본문에 가장 처음 쓴 1. 이라는 것이 의미가 없을 것 같다.


얼마 전 읽은 책의 표현을 빌어보면, 알코올이 만들어낸 감정의 과잉이 글을 쓰고 싶게 만들었을 것 인지도 모른다.


이 글을 어떻게 이어 나갈까 생각해보지만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.

감정의 과잉은 글을 남겨야 겠다는 욕구만을 앞서게 할 뿐인 것 같다.

알코올이 빚어낸 과잉과 잘못된 욕구는 경계해야 한다. 다음 날 술에 깬 뒤 후회를 하고 만다.


아직도 어떻게 이어나갈 지 모르겠다. 이 말이 이 1.의 주제가 된 것 같다.


검은 콩과 노란 콩 사이에서 젓가락으로 노란 콩 만을 집어내는 것이 아닌 젓가락으로 콩 빨리 옮기기를 하는 것 처럼 아무 콩이나 집어낼 수 있다.


아직 취기가 덜하다. 지금 자기에는 뭔가 아쉽다.

물씬 취기가 오를 때까지 마시다가 다음 날 방이 밝아질 때까지 자고 싶다.

하지만 내일은 금요일. 출근이 기다리고 있다.


2.

노란 콩 하나를 집어 옮겼다.


이번 주는 본가에 내려 가야 겠다. 긴 팔옷을 가지러 그리고 추석 일정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.

고민이 되는 것은 금요일에 가느냐 아니면 토요일에 가느냐 이다.


본가라고 쓰는 말이 좀 어색하다.

내 개념에 집은 부모님이 계신 원주이고 방이라고 표현하는 곳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이다.

원주가 아닌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집이라는 생각이 유일하게 든 곳은 아리러니 하게도 몇 달 전 있었던 사우디 현장의 숙소.

39개월의 생활.

사우디 현장에 근무한지 2년이 지날 무렵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다.

그때부터 그곳을 "집"이라 말하였다.

그 전까지 떠돌아 다닌 삶, 언젠가는 떠날 곳, 짧게 살고 가야할 장소라는 생각에 느끼지 못했던 어떠한 장소의 묘한 편안함이었을 것이다.


몇 주전, 간만에 군대 후임이 연락을 했다. 이번 주 목요일 아니면 금요일에 만나자고 했다.

2단계로 완화된 지금 아직까지 어떻게 하자는 연락이 없다.

괜한 자존심일까 별 생각이 없는 것일까 내가 먼저 연락을 하지 않았다.

금요일은 퇴근 후 바로 집으로 돌아올 것이다.


금요일에 원주로 가느냐 토요일에 가느냐. 이미 마음 속에는 토요일이 자리 잡고 있다.

답정너.


금요일 방에 돌아와 쟁여두었던 지난 주와 평일의 예능을 보면서 혼술 할 생각을 한다.

해가 뜬 토요일 오전 게으르게 일어난 뒤, 유투브를 보거나 별 의미없는 짓으로 시간을 보내다 아 집에 가야지 하며 길을 나서는 시나리오.

머리 속에 그려진다.


내일 별다른 일이 없을 것 같기에 그렇게 될 것 같다.

버스 전용차로 덕에 도로 중간에 있는 정류장에서 찍는 도로의 모습이 요즘 좋아보이는데, 바로 퇴근을 하지 않고 정류장마다 모습을 찍어볼까 라는 생각이 든다.


다른 노란 콩을 집기에도 아무 콩이나 집기에는 내 젓가락질이 서툴다.


3.

며칠 전 대출했던 "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"를 반납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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